창업자가 카카오벤처스를 선택해야 할 이유
스타트업, 투자, 사람, 그리고 삶으로부터의 배움들
투자를 하다보면, 다른 투자사들과 경쟁이 붙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에는 좀 더 열심히 창업팀에게 우리가 어떻게 일하는지, 창업자를 대하는지, 어떤 식으로 도와주려고 하며 어떤 멘탈리티를 가져가는지 설명을 드린다. 그렇게 하다보면 가끔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지금 들어보니 너무 좋은데, 이렇게까지 하시는지 잘 몰랐어요.”
그럴 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우리가 하는 일을 더 잘 알려야겠다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물론 최근 우리 커뮤니케이션 팀(이하 ‘컴팀’)이 매우 열일을 해주고 있고, 컴팀 주도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카카오벤처스 공식 블로그 등을 통해 예전 대비 우리에 대해 훨씬 잘 알려지고 있는 것도 맞지만, 여전히 그런 창업자 분들이 계시다는 점은 여전히 갈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사실 이 블로그 시작하게 된 계기도 한 창업자와 얘기 나누다가 이런 유사한 피드백을 듣고 시작하긴 했다. 나의 배움을 기록하고 정리하기 위함도 있지만 자연스럽게 우리의 생각을 알리고,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일하는 투자사인지 알리려는 목적도 크다. 그래서 지난번에는 내가 어떤 멘탈 모델을 가지고 스타트업 투자를 해오고 있는지 정리하는 차원의 글을 쓴 적도 있다.
오늘은 조금은 낯뜨겁지만, 우리가 매번 창업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창업자 입장에서 왜 카카오벤처스를 선택해야하는가(Why Kakao Ventures)에 대해서 한번 적어보려고 한다.
스타트업이 고객이며, 팀으로 일하는 카카오벤처스
지난번 멘탈 모델 글에서도 설명했듯이, 우리는 스타트업을 최우선 고객으로 생각하며 일한다. 그리고 우리는 대부분의 VC들과는 다르게(장단이 있기 때문에 다르다고 표현) 팀으로 일한다. 투자도 2명 이상의 팀을 이루어 진행하고, 밸류애드 활동은 멤버들 모두가 다 참여한다. 멤버들이 함께 참여하는 밸류애드의 예시를 몇개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후속투자 연결
특정 패밀리사(포트폴리오사)가 후속투자를 앞두고 있으면 담당 심사역이 다른 심사역들과 mock IR을 잡아준다. 담당 심사역이 아닌 심사역의 코멘트/피드백이 중요한 이유는 담당 심사역은 이미 팀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처음 듣는 관점에서의 피드백을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담당 심사역만의 네트워크가 아닌, 파트너를 포함한 투자팀 9명 전체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후속투자자 연결을 한다.
PR이슈 해결 & 홍보 지원
패밀리사에서 PR 이슈가 터질 때가 있다. 악의적인 기사가 났다거나, 한쪽 이야기만 듣고 기사가 나와버린 경우다. 이럴 때 우리 컴팀에서 출동한다. 컴팀은 기자 네트워크도 빵빵하고 PR 이슈가 터진 경우 핸들링 했던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바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또한 채용을 앞두고 있을 때 회사에 대한 홍보를 하고 싶을 때에도 컴팀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직접 영상도 찍고, 기사 내는 것 또한 지원한다. 이러한 니즈를 제 때 파악하기 위해 컴팀에서는 아래와 같은 월간 컴 수요 조사 메일을 매달 보내고 있다.
밸류업파트너
18년부터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한 제도이다. 우리 내부에 없는 전문성을 외부에서 수혈하여 패밀리들이 필요로하는 도움을 드리기 위해 만들었다.
분야는 그동안 퍼포먼스 마케팅, PLG(Product led growth), 브랜드 마케팅, HR, SEO 등 수요에 따라서 새로운 전문성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면 해당 영역의 적합한 사람을 찾고 계약하여 특정 횟수까지는 카카오벤처스 비용으로 컨설팅을 지원해드리는 방식으로 지원해왔다.
각자 담당하는 팀과 소통하며 그들이 무엇에 갈증이 있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듣다보면, 이 영역의 전문가를 모셔야겠다 하는 순간들이 있다. 그렇게 그들이 take initiative해서 적합한 분을 찾거나 서로 도움을 요청하여 좋은 분을 찾고 나서 pilot을 한 이후 정식 계약을 하게 되면 다른 모든 패밀리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24년에는 SEO 컨설팅에 대한 수요가 가장 폭발적이었고, 25년에는 HR과 브랜드 마케팅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었다. 그리고 최근엔 미국 GTM에 대한 수요가 커져서 최근에 한 분을 모시고 Pilot을 진행중이다.
강력한(점점 더 강력해지는) 패밀리 네트워크
우리가 가장 강조하는 가치제안 중 하나가 패밀리간의 연결이다. 2012년부터 투자하며 패밀리데이, 소규모 번개, 영역별 모임, 세미나, 1:1 연결 등으로 쌓고 다져온 패밀리 네트워크는 계속해서 커지고 강력해지고 있다. 가장 최근 기준으로 295개를 넘어서며 곧 300개를 바라보고 있다. 따라서 신규 패밀리 입장에서는 마케팅, 해외진출, 조직문화, 구조조정 그 어떤 고민들에 있어서든 먼저 경험해본 패밀리와의 연결이 거의 대부분 가능하다. 그리고 그중 하나의 영역에서 고민이 있을 때 심사역이 나서서 패밀리간 1:1 연결을 해드렸을 때의 만족도는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있는데 굉장히 높다. 최근에 어떤 패밀리는 얼마전 피벗하여 출시한 아이템이 한국 반응이 좋아 대만, 일본, 태국에도 이어서 출시를 했다. 이에 해당 국가에서 먼저 GTM을 해본 대표님 두 분(한 분은 일본에서 시작해 대만, 태국, 미국 등 에서 2천만 이상의 MAU, 한분은 글로벌에서 3,500만 다운로드를 달성)을 연결해드렸었고, 몇일 전 다음과 같이 카카오톡이 왔다.
“이사님! P 대표님, S 대표님 두분 모두 이번주에 만나뵙고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일본 진출과 해외 마케팅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조언들을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저 혼자서는 뵐 수 없을 분들을 끊임 없이 연결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다른 분들의 시행착오를 배울때마다 시간을 며칠씩 아끼는 것 같습니다. 마치 게임에서 치트키를 사용하고 게임하듯 사업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이사님!!”
위 대표님처럼 사업 초반, 중반에 패밀리 네트워크로부터 조언/도움을 받으신 분들은 나중에 또 조언/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된다. 이렇게 카카오벤처스 패밀리 네트워크의 선순환이 굴러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295개 패밀리라는 절대적인 숫자도 있지만, 사람들의 삶에 강력한 임팩트를 주는 회사들의 숫자들도 같이 늘어나고 있다. 카카오벤처스는 컨슈머 테크, 딥테크, 디지털헬스케어, B2B, 게임 등 다양한 영역의 패밀리들과 첫 기관투자자로써 관계를 맺고 함께해오고 있는데, 거의 모든 영역에서 임팩트를 크게 내고 있는 회사들(소위 유니콘)이 나왔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이런 조단위 회사 대표님들도 너무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초기 단계의 패밀리를 위해 시간을 기쁘게 내주시는 경우가 많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팔로우온도 열심히 하는 시드 투자자
대부분의 시드 투자 전문 VC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팔로온(Follow on) 투자를 하지 않는다. 따라서 종종 만나는 어떤 창업자들은 우리도 팔로온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다. 오해를 바로잡고자 실상을 얘기해보면, 우리는 적극적으로 후속투자를 통해 패밀리사의 여정에 함께 한다. 대표적으로 두나무 3회, 데이블 4회, 당근마켓 5회, 한국신용데이터 2회, 루닛 6회, 라포랩스 4회, 타임트리 4회, 버핏서울 3회(한번은 코로나로 매출이 0이 되었던 시기), 생활연구소 3회, 시프트업 2회, 리벨리온 5회 등 업사이드에 대한 믿음, 팀에 대한 믿음, 펀드 상황이 맞는 경우 패밀리사가 수천억에서 수조 회사가 되어도 적극적으로 팔로온 한다.
패밀리 퍼스트가 핵심가치일 정도로 패밀리를 위하는 VC
최근에 우리 회사에서는 코어밸류(핵심가치)를 리뉴얼하는 TF를 약 1년간 진행했다. 기존의 명사 위주의 4가지 가치들을 좀 더 actionable하게 동사화하고자 하는 니즈에서 출발했고, 결국 카카오벤처스가 성과내는 방식을 담아내고자, 전체 멤버들과 고성과자 심층 인터뷰들을 통해 키워드를 뽑아서 총 8개의 핵심가치를 만들었다. (코어밸류 리뉴얼 TF의 상세한 설명 및 과정에 대해서는 내년 초에 카카오벤처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많은 시청 부탁드린다 ㅎㅎ) 그리고 그 중 하나는 ‘Family First’이다.
(최근 진행한 코어밸류 워크샵에서 사용한 장표)
왜 패밀리 퍼스트인가? LP도 있고, 우리 팀도 있는데 왜 패밀리(포트폴리오 회사)가 가장 중요한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단순하다. 패밀리가 승리하면 모두가 승리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패밀리가 잘되어야 우리 펀드도 잘되고, LP도 잘되며 우리도 잘된다.
벤처투자는 Power law(소수의 성공이 전체 성과를 견인) 법칙을 따른다.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낸 한 두 회사에 대한 투자가 결국 펀드의 성패를 가른다. 뛰어난 창업자를 안 놓치는게 너무 중요하다. 예를 들어 LP를 우선한다는 핑계로, 정직하게 최선을 다하다가 실패한 회사의 트집을 잡아 창업자에게 소송을 하고, 빚쟁이로 만들었다고 해보자(그렇게 해서 투자금 일부 건졌다고 해보자) 그렇게 되면 알음 알음 뒤에서는 다 알려질 것이다. 어떤 창업자가 성공 경험도 있고 돈 주겠다는 VC가 여럿 있는 상황이라면, 그런 회사에서 굳이 투자를 받겠는가? 그리고 이렇게 놓친 창업팀이 나중에 수천억 단위 회사가 된다면, 앞에서 했던 행동은 과연 LP를 위한 것인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평균 근속연수 높은 심사역들
우리 회사의 장점 중 하나는 심사역 평균 근속연수가 높다는 것이다. 여러 기사를 참고하면 VC업계 평균 근속연수는 2~3년 정도라고 한다. 실제로 주변을 봐도 이직이 잦다. 입장 바꿔서 내가 포트폴리오 회사라면, 투자 받은지 1~3년만에 담당 심사역이 바뀌는 경험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는 파트너-심사역(1~2명)이 팀이 되어 투자를 하는 구조도 있지만, 심사역들 근속연수가 높다는 것도 특히 초기단계 투자를 받는 창업팀에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 투자팀 파트너 + 이사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9.25년이다. 가장 긴 경우 만 13년, 가장 짧은 경우가 4년이다.
이를 제외한 심사역들의 경우 4.8년이고, 가장 긴 경우 7년 가장 짧은 경우 24년초에 들어와 지금 만 2년 되어간다.
그래서 우리에게 투자받은 패밀리들은 만족하고 있을까?
우리도 그게 궁금하고, 더 잘하고 싶어서 23년부터 매년 패밀리 대상의 NPS를 조사하고 있다. 물론 바쁘시다보니 모든 패밀리사가 답변을 주시지는 못하지만 매년 적지않은 수의 패밀리들이 답변을 주고 계신다. 올해도 11월에 진행을 했었고 작년과 비교해보니 우리의 가장 핵심 질문 두개(카카오벤처스에서 유의미한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시는지, 주변에서 창업을 하면 카카오벤처스 추천을 할 것인지)에 대한 NPS score가 유의미하게 개선이 되었다. 그리고 전체 점수도 보지만 투자한지 얼마 안되었거나, 피벗 중이거나, 투자를 곧 받아야해서 우리와 자주 소통하는 회사들의 점수는 더 중요하게 본다. 그래서 그러한 코호트는 따로 발라서 점수를 비교해보았다.
전체 NPS(Promoters(9-10점)% - detracters(6점 이하)%)
유의미한 도움: 60.7%(vs 24년 46%)
타 창업자에게 카벤 추천: 78.6% (vs 24년 62%)
최소 분기에 1회 만나는 팀들 코호트 비교(2025년 20팀)
유의미한 도움: 73.7%(vs 24년 64.9%)
타 창업자에게 카벤 추천: 80%(vs 24년 67.6%)
오늘 좀 쑥스럽지만 창업자에게 피칭한다는 느낌으로 왜 우리를 선택해야하는지에 대해 한번 공유를 해보았다.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생각도 들지만, 우리의 진심을 알아봐 주시는 패밀리와 창업팀들 덕분에 더 도움이 되어드리고 싶은 의지가 샘솟는다. 카카오벤처스가 단순한 투자사를 넘어, 창업자분들에게 '성장의 치트키'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다. 여러분의 위대한 여정에 우리가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