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으로 흔히 오해받는 것들
스타트업, 투자, 사람, 그리고 삶으로부터의 배움들
우리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는 부모님들이 정석처럼 활용하는(혹은 하고 싶어하는) 훈육 방법이 있다. 공감과 제한설정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아이의 욕구는 정당하기 때문에, 욕구가 채워지지 않아 울거나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낼 때 ‘그만 울어’ 보다는 욕구에 대한 인정과 욕구과 좌절되어 생긴 감정에 대한 공감부터 해주라고 한다. 또한 욕구는 정당하지만 행동은 현실에서 허용되지 않은 것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허용 가능한 것과 제한해야할 것을 다정하게 안내해주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정석을 제대로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지난주 유치원 부모교육에는 전문 심리상담 및 놀이치료 전문가가 오셔서 바로 이 ‘공감과 제한설정은 어떻게 바르게 할 것인가’에 대한 강의를 해주셨고, 기록하고 싶은 배움이 있었기 때문에 관련해서 글을 남기고자 한다.
공감으로 흔히 오해받는 것들
우리는 흔히 칭찬, 위로, 허용, 격려 그리고 감정이입 같은 행위를 공감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정확히 공감이 뭔지 이 강의를 듣기전에는 잘 몰랐던 것 같다. 특히 놀랐던 점이 두 가지 있었는데, 1) ‘너가 슬프니까, 아빠도 슬퍼’하는 식의 감정이입의 경우 아이에게 죄책감을 주고, 감정을 억누르게 유도할 수도 있다는 점과 2) 격려나 위로 또한 아이의 감정이 외면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은 부모가 자기 감정을 해결해주는 것도 아니고, 다른 재밌는 것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은 더더욱 아니며, 그냥 그대로 알아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짜 공감이란 무엇인가?
공감은 아이의 마음을 내 마음처럼 느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내 생각과 감정을 잠시 내려놓고, 마치 아이의 마음속을 여행하는 것처럼 그 세계를 궁금해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아이에게 직접 물어봐야한다.
“아빠 생각에는 너의 마음이 이런 것 같은데, 아빠가 제대로 이해한게 맞을까?”
인본주의 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사람 중심 상담의 창시자인 칼 로저스는 공감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공감이란 상대방의 감정에 대한 이해 검증입니다.”
결국 공감의 핵심은 ‘판단과 평가’를 제거한 후, ‘호기심’을 기반으로 ‘이해검증’하는 과정이다.
공감과 제한설정 실천 방법
공감과 제한설정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통해 실천해 볼 수 있다고 한다.
경청 : 아이의 말과 몸짓, 표정을 그대로 들어보자
나를 내려놓기 : 내 안의 판단, 평가 그리고 조급함을 잠시 멈추고, 아이의 마음을 여행하듯 다가가보자
“뭘 그런걸로 울고 그래?”라고 하면 안된다. 아이의 감정이 마땅한지 아닌지 내 기준에서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
왜 이렇게 슬플까, 어떤 마음일까 궁금해하는 것으로 시작해야한다.
감정 주파수 맞추기 : 아이의 감정을 레벨로 따졌을 때 1~10까지 중 어느 정도 수준인지, 그게 나에게는 어떤 정도의 일인지 대입해본다. 예를 들면 아이와 놀이동산을 가기로 했는데 비가 와서 못가게 되어 소리지르며 좌절하는 아이의 좌절감의 강도가 8정도로 느껴진다면, 나에게는 레벨 8이면 어떤 느낌일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아마도 레벨 8이면 해외 여행을 가려고 공항에 갔는데 여권이 만료된 걸 깨닫는 그런 상황 정도 일까? 그렇게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확인하기 : ‘아빠랑 놀이동산 너무 가고 싶어서 날짜를 세면서 기다렸는데, 비가 와서 못가게 되어 많이 속상한 것 같네. 아빠가 이해한게 맞니?’
제한 설정하고 대안 제시하기 : 아이의 욕구는 정당하지만, 행동은 현실에서 허용되지 않을 수 있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부모가 안내자로써 알려줘야 한다.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리를 이렇게 크게 지르고 싶을 정도로 속상한 마음이구나. 하지만 속상해도 아빠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은 곤란해. 소리를 지르고 싶다면, 네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소리를 지르는 것은 괜찮아. 아빠가 기다려줄게”
여기까지 읽었다면, 머리로는 아는데 막상 그 상황에 가면 잘 안되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다. 맞다. 나도 아는데 여유가 없을 때에는 잘 안될 때가 많다. 그럴 때는 아이보다도 스스로를 챙겨야 한다. 교육에서도 상담선생님이 반복적으로 강조했던 것 중에 하나는 ‘자기돌봄’이었다.
“공감하기 어려운 마음이 들 수 있어요. 그럴 때는 그런 자기자신을 먼저 공감해주세요. 여러분의 자기돌봄이 되어야, 아이를 공감하고 돌볼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답니다.”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마무리를 하자면,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다. 작게라도 아이의 감정을 궁금해하는 시도를 매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아이의 주파수와 맞아 떨어지는 경험을 더 자주 할 수 있지 않을까? 부모인 우리도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니 말이다.

